이제는 완전히 지워버렸다고 자신했던
아픈 기억들 바늘처럼 찔러올 때
무수히 찔리면서 바늘귀에 매인 실오라기 따라가면
보인다 입술 다문 마음의 서랍
.
.
.
열면 잊혀진 시절 고스란히 살고 있는지
가늠하는 동안 어디에선가 계속 전화벨이 울려
아무도 수신하지 않는 그리움을 전송하는 소리 적박하다
.
.
.
고만고만한 일에 울고 웃던 날들은 이미 강 건너
어디 먼 대양에라도 떠다니는지
오늘 풍랑 심하게 일어 마음의 서랍 기우뚱거리면
멀미 어지러워 나도 쓸쓸해진다 언젠가
뭘 그렇게 감춘 것 많냐고 속 시원히 털어놓으라고
나조차 열어보지 못한 마음의 서랍
우격다짐으로 열어본 사람들 기겁하여 도망치며 혀차던
마음의 서랍은 서럽다
강연호, 마음의 서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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