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정재학, 모노포니 휘파람, 이 명랑한 악기는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우리 속에 날아온 철새들이 발명했다.이 발명품에는 그닥 복잡한 사용법이 없다.다만 꼭 다만 입술로 꽃을 피우는 무화과나 당신 생의 어떤 시간 앞에서 울었던 누군가를 생각하면 된다. 호텔 건너편 발코니에는 빨래가 노을을 흠뻑 머금고 붉은 종잇장처럼 흔들리고 르누아르를 흉내 낸 그림 속에는 소녀가 발레복을 입고 백합처럼 죽어가는데 호텔 앞에는 병이 들고도 꽃을 피우는 장미가 서 있으니 오늘은 조금 우울해도 좋아장미의 몸에 든 병의 향기가 저녁의 공기를 앓게 하니 오늘은 조금 우울해도 좋아 자연을 과거시제로 노래하고 당신을 미래시제로 잠재우며 이곳까지 왔네.이국의 호텔에 방을 정하고 밤새 꾼 꿈속에서 잃어버린 얼굴을 낯선 침대에 눕힌다.그리고 얼굴 안에 켜지는 .. 더보기 이전 1 ··· 32 33 34 35 36 37 38 ··· 31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