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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hrase

박시하, 슬픔의 가능성

모든 버스를 그냥 보내버리려고 정류장에 선 사람처럼
나는 웃는다
슬픔이 가능하지 않다면 어떤 건너편이 가능할까?
저편이 이편이 되려면 얼마나 오래 돌아가야 하는 걸까?
우리가 농담마저 망각한다면
이 슬픔의 바다를 건널 수 있을까?

네가 버스에서 내릴 때
나는 마침내 등대를 잃은 사람이 된다
건널 수 없는 건너편으로
하얗게 손을 흔들며 별의 말들이 사라진다

박시하, 슬픔의 가능성 中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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